2008년이면 내가 직장에 발을 들인지 한 1년쯤 지났을 때이다. 아직 학생과 직장인 사이에서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지 못했을 때, 그 때 나는 왜 이 영화를 보았던 것일까? 메릴 스트립 팬도 아니고, 뮤지컬에 대해 완전 무지했었고, ABBA가 무엇인지는 알지만, 완전 좋아하지는 않았었는데 말이다.
암튼 이 영화는 뮤지컬 맘마 미아가 원작이며, 뮤지컬은 1999년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뮤지컬 대본을 담당했던 영국 극작가 캐서린 존슨(Catherine Johnson)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톰 행크스가 영화의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였다고 한다.
1. Casting - 메릴 스트립 이외에 모두가 낯설었다. 그리고 너무 아름다운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발견했다.
- Meryl Streep as Donna Sheridan: 영화의 주인공, 그리스 작은 섬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어느덧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 역할이자, 소동의 주인공이다.
- Amanda Seyfried as Sophie Sheridan : 도나의 딸, 결혼을 앞두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아빠 손을 잡고 입장하고픈 마음에 스스로 아빠를 찾으려고 이 소동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 Pierce Brosnan as Sam Carmichael : 소피의 아빠 후보 1, 매너 좋은 미국인 건축가이다.
- Colin Firth as Harry Bright: 소피의 아빠 후보 2, 고지식한 영국인 은행원이다. (무려 그리스에 오면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였다.)
- Stellan Skarsgård as Bill Anderson: 소피의 아빠 후보 3, 자유분방한 스웨덴인 작가이다.
- Dominic Cooper as Sky: 소피의 약혼자,
- Dame Julie Walters as Rosy: 도나의 절친 1, 다이나모스 밴드메이트이자 요리 강사
- Christine Baranski as Tanya: 도나의 절친 2, 역시 다이나모스 밴드메이트이고 결혼을 여러 번 하였다.
2. Plot - 누가 나의 아버지인가요?
그리스 작은 섬에서 싱글맘으로 호텔을 경영하며 딸과 살아온 도나는 머지 않은 딸의 결혼식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편 그녀의 딸 소피는 남들과 같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결혼식에 입장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었는데,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거기서 아빠로 추정되는 세 명의 남자 또한 발견하게 된다. 소피는 순진하고 해맑게 결혼식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누가 자신의 아빠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엄마와 약혼자 몰래 그들을 자신의 결혼식에 맞추어 초대를 하게 되고, 그 초대에 세 명의 남자 모두가 응하여 섬으로 모여든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도나를 피해 쪽방에 숨어 있었지만, 이내 도나와 마주치게 되고, 도나는 매우 당황하면서 떠나달라고 말한다.
한편 소피는 한 눈에 아빠를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세 명을 실제로 만나고 보니,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다. 처녀파티 공연 중 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소피는 하나같이 자신이 아빠라고 주장하는 이들 때문에 혼란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약혼자인 스카이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망상에 빠진 소피를 질책하기만 할 뿐, 소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에게 떠나 달라고 말을 했던 도나이지만, 그들과의 추억에 빠져보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미국인 건축가 샘과의 감정을 깨닫는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소피는 약속된 결혼식에서 손을 잡아 줄 아버지보다,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결혼식을 하지 않는다.
신부가 없는 결혼식에서, 도나와 서로의 마음을 슬쩍 확인한 샘은 도나에게 다시 청혼을 하고, 도나는 용기를 내 청혼을 받아들인다.
결혼을 미룬 소피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꿈을 펼치기 위해 약혼자인 스카이와 여행을 떠난다.
3. OST - ABBA의 노래는 클래식이 되었지만, 여전히 언제 들어도 흥이 차오른다.
ABBA의 목소리가 아닌 배우들의 목소리로 듣는 노래도 괜찮았다. 이미 노래 실력으로는 검증된 배우들이 출연을 했겠지만, 아무래도 외국 배우의 노래 실력까지 알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배우들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아래 노래는 여전히 내 플레이리스트에 존재하는 곡일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다.
- I Have a Dream – Sophie
- Dancing Queen – Tanya, Rosie, Donna and Company
- Our Last Summer – Harry, Bill, Sam and Sophie
- The Winner Takes It All – Donna
4. Mamma Mia II - 10년만에 나온 메릴 스트립 없는 맘마미아
10년만에 도나의 딸 소피가 엄마가 된 모습으로 속편이 나왔다. 1편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연하지만, 메릴 스트립은 회상씬이나, 환영으로 특별 출연한다고 해서 우려가 많았다. 그리고 1편에서 거의 다 써버린 ABBA의 노래를 다시 쓸 것인가, 남은 것을 찾아내서 새로운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ABBA의 명곡 중 쓰이지 않은 곡을 추가하고, 1편의 곡들을 몇몇은 그대로 사용하는 등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영리하게 극복하였다. 특히 ABBA의 수퍼 히트곡 'Fernando'가 셰어 버전으로 수록되었고(셰어는 소피의 할머니로 등장한다.), 심지어 셰어는 자신의 정규 26집 앨범 전체를 ABBA 리메이크로 채우기도 하였다.
어쨋거나 나는 아직 이 영화를 보기 전인데, 전설적인 가수 셰어가 출연한다고 하니, 시도해 봐야겠다. 그나저나 그럼 셰어는 대체 몇 살인거지?
5. 노래까지 잘하는 메릴 스트립,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발견
우리나라 배우들도 실제 가창력은 가수보다 떨어지지만, 뮤지컬에서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 감정 전달력을 가지는데, 이것이 바로 배우의 힘이 아닐까 싶다. 메릴 스트립이 나이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발랄하게 뛰어다니는 것은 여전히 에러라고 생각하지만, 그녀의 노래(특히 'The Winner Takes it All')를 듣고, 젊음까지 연기하는 배우가 바로 메릴 스트립이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사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로서는 외국 배우의 연기가 뛰어난지 아닌지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대사에서 주는 뉘앙스까지 자막에서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의 유일하게 언어를 뛰어 넘어 연기력을 판단하게 해주는 배우가 메릴 스트립인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아름다운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날 수 있는데, 완벽한 외모에 뛰어난 노래 실력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신의 나라 그리스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우러져 마치 살아있는 여신을 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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