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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Culture

The Grand Budapest Hotel (2014) - 핑크빛 세상에서 펼쳐지는 동화같을 줄 알았던 이야기

by BrandNewLEEKA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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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포스터와는 달리 미스터리 살인사건을 주제로 영화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위기, 성공, 허무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전 정보 없이 단지 틸다 스윈튼이 출연한다고 해서 무작정 영화였기 때문에, 사실 포스터 속의 핑크색 호텔 때문에 내가 수용하지 못하는 유러피안 감성 영화가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걱정과 달리 정말 다행스럽게도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미스터리 범죄 모험 블랙 코미디였다. 단지 다른 미스터리극과는 다르게 너무 예쁜 곳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여서 살인마저도 우스꽝스러운 인형놀이 같았다고나 할까, 지금 생각하면 그래서 더욱 기괴했던 같다. 그러고보니, 영화 책도 샀다.

 

 

1. Casting - 알고 보면 거물들이 총출동한 영화

- Ralph Fiennes as M. Gustave H: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지배인이자, 마담 D 다수의 늙은 미망인들의 연인이자 살해 용의자이자 탈옥수

- Tony Revolori as Zero Moustafa: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로비보이이자, 구스타브의 탈옥을 돕는 협력자이자, 결국 호텔을 손에 넣은 장본인

- Adrien Brody as Dmitri: 마담 D. 아들, 유산을 손에 넣기 위해 거침없이 살인을 저지른다.

- Willem Dafoe as J.G. Jopling: 드미트리의 하수인.

- Saoirse Ronan as Agatha: 베이커리 가게 아가씨, 제로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다.

- Jude Law as Young Writer: 제로에게 이야기를 듣는 젊은 작가.

- Tilda Swinton as Madame D.: 세계 최고의 부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다녀간 의문스럽게 살해된다.

- F. Murray Abraham as Old Zero: 젊은 작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늙은 제로

- Mathieu Amalric as Serge X: 마담 D. 집사로 번째 유언장을 지켜내 구스타브의 상속을 돕는다.

 

2. Plot - 시간을 넘나들며 액자 속에 액자를 넣어서

간단하게 말하면 너무나 간단하지만 영화의 구성대로 따라가다 보면 너무 복잡하다.

제로와 구스타브의 유산지키기 대작전 정도의 이야기를 제로가 작가에게 전해주고, 작가가 종국엔  “The Grand Budapest Hotel”이라는 책을 쓴다. 시간 순으로 제일 마지막인 책을 읽고 있는 여자 장면을 영화 제일 처음에 배치하고, 작가의 늙은 혹은 젊은 시절, 실제 사건이 발생한 시절, 그리고 다시 현재, 이런 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약간 비틀어서 극에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동유럽 어딘가에 있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유럽 부호들의 휴가지로 유명하다. 호텔의 지배인 M. 구스타브는 호텔에 머무는 늙은 부자 미망인들에게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덕분에 호텔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호텔의 로비보이인 제로 무스타파는 이런 구스타브를 우상으로 여기고, 충성을 다해 모시며 일을 배운다.

어느 세계 최대 부호 마담 D. 호텔을 다녀간 살해당하고, 구스타브와 제로는 그녀의 장례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장례식에 참여한 그들은 마담 D. 구스타브에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명화 사과를 소년 남긴 것을 알게 되지만, 마담 D. 아들 드미트리가 이를 인정하지 않자 급기야 제로와 구스타브는 그림을 훔쳐 나온다. 마담 D. 집사 서지 X 그림을 포장까지 해주며 그림 뒤에 몰래 편지를 꽂아 둔다.

그림을 훔쳐온 구스타브는 그림 돈의 1.5% 제로에게 주기로 하고, 만약 구스타브가 먼저 죽으면 전재산을 제로에게 주기로 한다. 훔쳐온 그림은 호텔 금고에 숨겨 둔다.

그러나 마담 D. 살해 용의자로 구스타브가 체포돼 수감되고, 구스타브가 호텔을 비운 사이 제로는 그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일하던 베이커리 가게 아가씨 아가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청혼까지 한다.

한편 감옥에 수감된 구스타브는 호텔 죄수들에게도 버릇처럼 고객처럼 대하고, 이에 감동받은 탈옥자들의 탈옥계획에 구스타브도 함께 하게 된다.

사건의 핵심증인인 서지 X 실종상태임이 이상하다고 느낀 변호사 코박스는 마담 D. 일을 공식적으로 수사하자고 제안했으나, 유산만이 목적인 드미트리는 킬러 조플링을 고용하여 코박스부터 시작해 서지X 여동생까지 모두를 살해한다.

마침내 구스타브는 탈옥에 성공하고, 실종된 서지 X 찾아 나선다. 서지 X에게서 마담 D. 피살당하면 집행할 두번째 유언장 작성 현장에 자신이 있었고, 유언장 사본을 자기가 만들어 두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나 조플링이 서지 X까지 죽이고, 유언장의 존재를 알리러 도망가던 조플링은 죽고 제로가 구스타브를 구하게 된다.

숨겨둔 그림을 찾기 위해 구스타브와 제로는 멘들스 베이커리 직원으로 위장하여 전쟁으로 이미 군인기지로 변해버린 호텔로 잠입한다.

아가사는 케익배달을 하면서 그림을 빼내는 성공하지만, 빠져나오는 길에 드미트리에게 발각, 호텔안에서 어이없이 총격전이 벌어진다. 도망가다 난간에 매달린 제로와 아가사는 우연히 그림 뒤의 편지를 발견한다. 헹켈스에 의해 상황이 정리되고, 개봉된 편지 두번째 유언장 에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포함해 루츠 대저택, 공장 모든 재산을 구스타브에게 남긴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국 구스타브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 받고, 호텔에 돌아와 더욱 사치스럽고, 호화롭게 살아가고, 제로는 청혼했던 아가사와 결혼한다.

전쟁으로 인해 주브로브카 공화국은 사라지고, 구스타브와 제로, 아가사는 호텔을 떠나 루츠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검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전처럼 구스타브는 제로를 위해 몸을 던지고, 어이없이 총에 맞아 죽어버리고, 약속대로 그의 재산은 제로가 물려 받는다.

그는 그의 여자들과 똑같았어. 불안하고 허영스럽고 천박하고 금발에 외로웠지. 결국 부자가 됐지만, 노인은 되지 못했어. 사랑 아가사도그녀와 나의 아들은 2 독감으로 세상을 떠났지. 지금은 1주면 치료되지만 수백 만명이 죽었다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려준 노신사는 로비보이였던 제로. 지금까지도 막대한 재산을 들여 적자인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던 .

마지막에 호텔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작가의 질문에 “But, I will say, he certainly sustained the illusion with a marvelous grace.”라고 구스타브에 대한 언급을 하는데, 부분은 오역이라는 논란이 많아서 그냥 원문으로 대충 알아듣고 알아서 판단하는 편이 좋을 같다.

 

3. OST보다는 미장센

우선 호텔 건물의 색깔만 봐도 눈치챌 있듯이 감독의 미장센은 개성이 뚜렷하다. 핑크색 호텔, 핑크색 베이커리 박스로 가득한 영상 속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마치 언제라도 일어날 있는 일처럼 대수롭지 않게 그려진다. 심지어 교도소마저 스타일리시하다.

감독은 영화의 각각의 시대마다 각기 다른 화면 프레임의 비율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당시 실제로 사용되었던 화면 비율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미적 장치들에는 문외한이라, 뭐라 평가하는 어렵고, 그저 예쁜 화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극도로 감정의 개입을 자제시키거나, 오버스럽게 표현하여 일련의 사건들을 코미디로 승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4. 감독의 다른 영화, 아니, 틸다 스윈튼의 다른 영화

사실 유명한 감독님이라고 하지만, 나는 분의 영화를 거의 없다. 오히려 틸다 스윈튼이 나온다고 해서 냉큼 가서 보게 되었던 거라, 감독님에겐 죄송하지만, 틸다 스윈튼의 작품에 대해 알아보는 편이 좋을 같다. 사실 틸다 스윈튼도 설국열차 때문에 알게 것이지만

-         설국열차(2013): 모두가 아는 영화. 틸다 스윈튼이 곱디 고운 얼굴을 망가뜨려 가며 열연했던 영화.

-         케빈에 대하여(2012): 사이코패스 아들과 준비되지 않은 엄마 이야기

-         문라이즈 킹덤(2013): 웨스 앤더슨 감독의 전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나왔던 몇몇 배우들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2014): 틸다 스윈튼과 톰 히들스턴이 무려 뱀파이어로 나오는 영화. 

 

5. 지금 다시 보니, 몰랐던 것들이 또 보인다.

역시 영화는 보고 또 보고, 그리고 또 봐야 뭔가 메시지가 뚜렷해진다. 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부모를 죽인 자식, 유산을 둘러싼 살인, 난민에 대한 편견, 그리고 전쟁과 같은 무거운 장면을 아무렇지 않고, 포장하지도 않은 채 보여줌으로써 이런 일들이 일상에서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구스타브가 돈을 향한 욕망에 사로잡혀 늙은 미망인들과의 연애도 불사하는 모습 또한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거북하지만 새삼스럽진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삶을 살아도 결국엔 성공하고,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우아하게 기억되고, 그 기억은 영원히 남아 기록되고, 그 기록은 또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그렇게 환상이 지속된다는 것 또한 영화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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